2016년 1월 6일 수요일

일본을 통해 본 한국의 편의점

일본의 편의점

일본에 편의점이 등장한지 40년이 지났다. 그러나 편의점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 이 는 다른 오프라인 채널이 매출 부진을 겪는 것과 사뭇 대조적이다. 편의점 업계의 호황 은 앞서 언급한 1~2인 가구 증가로 근거리 소량 구매 소비 패턴의 확산 요인 외에도, PB 등 적극적인 MD 개발로 히트 상품이 등장하고, 여기에 각종 편의 서비스 제공으로 고객의 로열티를 구축하여 재방문률을 증대시키기 때문이다. 일본의 편의점은 단순 소 형 식음료 점포를 뛰어 넘어 전 연령층이 수시로 이용하는 채널, 즉, 근린의 “편의 점 포”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의 편의점 산업 규모는 지난 해 10조엔을 기록했다. 지난 1998년에 백화점 매출액 의 절반 밖에 되지 않던 편의점 매출 규모는 2009년에 백화점을 넘어섰으며 2014년 현 재 백화점 시장 보다 50% 이상 크다. 편의점 업계의 1위는 세븐앤아이홀딩스의 <세븐 일레븐>으로 90년대의 편의점 고성장 시대 이후 2000년대 들어 타브랜드와 마찬가지로 1%대의 저성장의 어려운 시기를 겪었으나 PB 상품으로 경쟁사와 차별화에 성공하며 오히려 매출 성장률이 5%로 상승하는 혁신을 만들어냈다.

일본 편의점의 값싸고 맛있는 풍부한 먹을거리는 점당 매출과 품목별 매출 비중으로 드 러난다. 일본 세븐일레븐의 일평균 점포 매출은 66.4만엔(타사 평균 53.3만엔)으로 우리 나라 점포의 일평균 매출액 145만원 대비 약 4배 이상이며 도시락이 포함된 F/F 비중은 25%로 품목 중 가장 높으며, 우리나라의 6%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일본인들의 편의점 도시락 이용은 비단 젊은 직장인들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인구 고령 화로 노령인구만 거주하는 1~2인 가구가 늘면서 노인들이 집에서 직접 밥을 해 먹는 대 신 편의점에서 사 먹는 회수가 증가함에 따라 20년 전에 13%에 불과하던 50세 이상 소 비자층이 지난 해 30%로 나타났으며 40대 이상 비중도 13%에서 20%로 확대됐다. 20- 30대 소비자층은 40% 수준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우리나라도 최근 고령층의 편의점 이용 빈도수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도시락 이용 증가에 따른 고객층 변화보다는 전반 적인 이용 인구 증가로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은 고령층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편의점 시장 규모는 12조원으로 추정되며 편의점 1개 당 coverage 인구수는 일본 의 2,400여 명 보다 적은 1,960명 수준에 이를 정도로 절대 점포 수는 이미 일본 보다 더 포화상태다. 그러나 최근 담배가격 인상으로 점포 매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점포 운 영이 수월해짐에 따라 출점 여력이 다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점포 평균 1일 매출액이 일본의 57만엔에 비해 1/3 수준인 145만원에 불과한데 이 부분이 향후 국내 업계의 성장의 열쇠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음식문화는 이질적인 면이 많다. 품질과 종류의 다양함, 그리고 가 격 면에서 일본의 도시락은 상당히 발전해있고, 우리나라의 경우 배달 음식과 분식 시 장이 발달돼 있어 편의점 도시락이 일본과 같이 대세로 자리 잡는데는 상대적으로 어 려움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락 시장의 점진적 확대가 예상되 는 이유는, 1) 국내 시장에 도시락이 소개된 것이 고작 4년, 본격적인 출시는 1~2년 밖 에 되지 않았고, 2) F/F 매출 비중도 일본의 25%에 비해 낮은 5~7%에 불과해 향후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며, 3) 최근 편의점 업체들의 노력으로 품질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출시 초기 년만 해도 편의점 업체당 일평균 약 1,000개 미만 팔리던 도시락이 현재 8 만개 이상 팔리는 상황에서 결국은 편의점 도시락 취식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 형성이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시장 성장에 다소 제약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1인 가구 증가와 품질 개선에 따른 수요 증가로 도시락 매출은 증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에서 편의점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이유는 첫 번째로 고령화 인구가 늘고 있고, 두 번째 는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여성 인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노령 인구는 운전하기도 어렵고 자택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마트까지 찾아가서 구매하기 힘들기 때문에 가까운 편의점을 찾고 있다. 또한 여성 노동참여 비중이 올라가면서 바빠진 주부들이 쇼핑할 시간이 부족하고 슈퍼마켓은 거리도 있으며, 구매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편의점을 통한 구매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일본 편의점: 기대와 한계
일본 편의점 시장은 분명히 한국의 미래다. 여러 식습관을 비롯한 소비패턴, 유통구조에서 한국과 다른 점이 있지만, 한국 편의점은 일본을 지향점으로 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일본 편의점의 현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점포 증가 여력이 많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기존점 성장률 제고에는 다소 한계가 느껴진다. 점포 증가 여력은 많지만 기존 점포의 성장성은 보기 힘들다.
일본의 소매 유통시장은 여전히 저성장 기조로 정체가 이어지고 있지만, 결국 상품력이 틈새 성장의 가장 핵심이라면 일본과 비교 시 상품 믹스 개선을 통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내 유 통업체들에 대한 선별적인 투자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 BGF리테일 (027410)은 차별화 상품 (PB, NPB, CU 전용상품)을 통해 점포 효율성 개선과 수 익성 향상이 예상되며, GS리테일 (007070)은 Fresh Food (신선식품, 즉석식품)로 성장을 차 별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만큼의 성장 모멘텀은 아니지만 내년에도 편의점 업황은 1인가구 증가에 따른 소량근 거리 구매 확대로 오프라인 유통채널 중 가장 양호한 성장이 지속될 전망
한국 또한 일본의 사회적 구조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한국 소매 유통 시장 내 편의점 비중 확대도 지속될 전망이다. 또한 BGF리테일과 GS리테일 등 한국 편의점 업체들의 중장기 성장성은 일본 업체들보다 우위에 있다는 판단이다. 그 이유는 1) 일본 편의점 업체들의 점당 매출액은 정체하고 있지만, 한국 편의점 업체들은 일본 대비 점당 매출액이 1/5 수준으로, 연평균 5~10%의 성장이 지속될 수 있으며, 2) 일본 편의점 업체들의 담배 비중은 20%, 신선/즉석식품 비중은 30%인 반면, 한국 편의점 업체들의 담배 비중은 40%, 신선/즉석식품 비중은 10% 수준에 불과하여, 상품믹스 개선의 여지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최근 편의점 업체들의 주가 조정은 펀더멘탈 요인이 아닌 전반적인 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것이며, 성장성 대비 점차 밸류에이션이 편안해지는 구간에 진입했다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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